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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의 발견

향기나는 와인경매


경매의 종류는 그 가짓수를 따질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다. 그 중에는 향기 나는 경매, 바로 와인경매도 포함된다. 와인경매는 소더비와 크리스티가 출범하는 때부터 실시한 경매 분야이며 현재 두 회사가 와인경매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와인경매가 최근에 들어서야 주목을 받고 알려지기 시작했지만 와인경매의 역사는 길다. 크리스티가 런던에 본사를 열던 날 보르도 레드와인과 스페인 마데이라(Madeira)를 경매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크리스티의 시작으로 예전에는 와인경매의 중심이 영국이었지만, 현재 와인경매의 주도권은 뉴욕에 있으며 전세계 와인경매의 55%가 뉴욕에서 이뤄진다.



그럼 와인경매에서는 어떤 와인들이 경매에 오를까? 경매에는 대개 비싸고 귀고 오래된, 즉 상품가치가 큰 와인이 등장한다. 하지만 무조건 오래된 와인이라고 해서 비싸게 팔리는 것은 아니다. 와인경매에는 3D라는 말이 있다. 경매에 등장하는 와인은 사망(death), (debt), 이혼(divorce)에서 비롯된다는 말이다. 대개 와인 컬렉터가 죽었을 때, 빚을 처분해야 할 ?, 이혼으로 부부가 재산을 나눌 때 와인 저장고를 지칭하는 카브에 보관하던 값진 와인들이 빛을 보기 때문이다. 물론 와인이 너무 많아서 저장하기 곤란한 와인애호가, 소장한 와인으 구성을 리폼하고 싶은 컬렉터 들이 내놓는 와인들도 상당수 차지한다. 이에 더해 유명인사가 내 놓는 와인은 그 값이 더 비싸진다. 소유의 역사를 인정하여 소장가치를 더해주기 때문이다. 영국 뮤지컬의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예가 대표적이다. 1997년 열린 경매에서 워버씨가 모은 1 8000병의 와인이 이틀간에 걸쳐 매매되었다. 총액은 무려 370만 파운드(70억원)이었고  당시 세계기록으로 와인경매의 역사를 장식했다.



한국에서는 웨버씨의 경우처럼 크게든 작게든 와인경매가 힘든 편이다. 경매를 하려면 주류판매 면허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와인을 사들여도 되팔기가 쉽지 않아 와인의 유동성이 떨어지고 소유의 가치가 쌓이지 않는다. 그래서 와인애호가들의 손에 들어간 와인은 한 사람의 입으로 소진 되어버려 그 생명력을 다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국내 와인경매는 아트옥션이 유일하다. 아트옥션을 만든 대표 조정용씨는 국내 첫 번째 와인경매사이다. 은행원이었던 그는 유학길에 오른 그는 서울옥션의 제의를 받고 기획팀에서 와인경매사로 일하다가 아트옥션이란 이름으로 독립하게 된다. 아트옥션을 시작으로 국내에도 와인경매가 진행되기 시작하고 <올댓와인>도 와인경매를 대중에게 알리는데 한몫 한다.


 


  와인경매를 통해 와인을 접하는 것이 시중의 것 보다 좀더 저렴한 가격에 와인을 살 수 있다. 와인의 유통과정이 생략되어 시중보다 저렴한 가격에 낙찰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값진 와인을 시음해 본 뒤에 경매에 참여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경매는 대개 호텔에서 진행된다. 저녁을 먹은 뒤 와인을 맛 보고 경매가 진행된다. 낙찰가에는 수수료가 11%가 붙으며 경매에 참여하기 전에 본인이 구매가능한 최대 낙찰상한가를 정해 놓아야 한다. 시중보다 저렴하다는 생각에 흥분하여 입찰하다가 부담되는 가격을 떠안게 되어 후회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해외 와인경매에 참여하는 것은 좀 까다롭다. 언어에서부터 수입절차, 관세 등 개인이 처리하기에 벅찬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외국에서는 와인경매를 대행해주는 전문적이 회사가 성행이다. 경매를 대행해 주고 낙찰가에서 수수료를 받는다. 전화나 팩스, 이메일로 해외 와인경매에 참여 가능하다. 최고 입찰가격을 전화로 알려주거나, 경매사 양식 서류에 써서 보내주면 경매사 직원이 대신 응찰하는 방식으로 대행경매가 진행된다.



 살 만한, 투자할 만한 와인은 다르다. 오래 묵힐 수 있는 숙성력이 좋아야 하고 희소성을 지녀야 하며 지명도가 높아야 한다. 지명도가 높은 것은 그 와인 자체의 럭셔리한 브랜드라고 생각하면 된다. 마케팅이 따로 필요 없을 정도의 유명세를 갖춘 와인은 누구나 열망하기 마련이다.


경매에서 와인이라는 품목이 보석이나 그림, 유물에 비해 가격이 저렴함에도 불구하고 대중적인 경매종목이 되지 않은 이유는 국내에서 아직 와인이란 분야가 생소하기 때문이다. 법적인 제도나 정보의 부족으로 아는 사람들만 아는 와인이 된 것이다. 점점 와인에 대핸 관심도가 높아지고 와인경매에 참가하는 사람들도 증가하고 있다. 와인경매만큼 재테크가 좋은 것도 없다. 와인전문지인 디캔터에서는 최근 20년간 와인 투자수익률이 연 10~12%로 주식이나 채권 수익률 보다 높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고급와인의 공급을 늘리기란 거의 불가능 하기 때문에 찾는 사람이 많아 질 수록 그 값은 폭등한다. 그래서 와인 재테크가 짭잘하다는 것이다. 이 영향은 국내에도 해당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