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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섬 바누아투 이야기

바누아투 이야기-당기오(Thank you) 우리 다시만날 날을 기대하며..


오늘 바로 비행기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6시부터 일어나서 부랴부랴 준비를 했다.

 

우리를 배웅해주기 위해 마을사람들도 이른 시간이지만 모두 나와있다.

* 마지막으로 함께 사진을 찍었다.


* 이른 시간이었지만 마을사람들 모두 나와 우리를 배웅해주었다.(클릭)


* 아이들은 우리가 시야에서 사라질때까지 계속 달려와 손을 흔들어 주었다.(클릭)


* 이렇게 또 바다위를 한 시간을 달려야 육지에 도착할 수 있다. 육지에서 수도인 포트빌라까지는 또 차로 1시간.(긴 여행이다..)


* 아침부터 햇빛이 뜨겁다 

나는 대부분의 사람들과 함께 바누아투의 수도인 포트빌라에서 2일을 더 머물고
9월 16일에 호주로 돌아갈 예정이다. 

사실 막연한 결정이 어떻게 하다보니 나를 바누아투라는 나라까지 이끌었다.

처음에는 내가 무언가를 이루고 돌아오겠다고 다짐했는데
오히려 내가 이곳에서 너무 많은 것을 얻었다.

욕심없이 가진 것에 만족하며 살아가는 이들의 마음은 넓고, 깨끗이 비워져 있다.

그저 삶을 유지하는데 최소한의 것들만 채워놓는다.
그 대신 그 마음에 누군가를 혹은
누군가의 마음을 가득 채워넣을 수 있다.
그래서 이들은 내가 손 내밀면 
항상 두 손 꼭 잡아준다.
그래서 이들은 언제나 두 팔 벌려 나를 꽉 안아준다.
 
이들에겐 오늘 끝내야 하는 일이 없다.
오늘이 아니면 내일, 내일도 아니면, 그 언젠가는.

이들의 시간개념은 우리와 다르다.
자연이 허락한 만큼 딱 그만큼만 쓴다.

이들은 미래를 걱정하지 않는다.

사실 처음에는 바누아투 사람들의 이런 성격이 답답했다.
성질 급한걸로 따지면 사실 내가 최고다.

하지만 이들과 지내면서 더 값진 것으로 채우기 위해 비우는 법을 배웠다.
욕심만 채우려 하다가 결국 넘쳐 버리는 마음보다는 비우고 나누는 법을 배웠다.

그래서 이들은 행복하다 하나보다.

매일 식사 때 마다 음식을 갖다주던 마을 주민들
매일 기타치며, 즐겁게 노래불러주던 마이클
내가 가르쳐준 카드마술이 신기했는지 매일 날 찾아와서 마술을 알려달라던 나오미
내 이름을 부르며 항상 졸졸 쫓아다니던 마을 아이들
밤마다 멋진 연주로 댄스파티를 열어준 마을 스트링 밴드 청년들
인사하면 항상 반갑게 맞아주는 Emao Island 전체 주민들
그리고 함께 봉사한 세계각지에서 모인 16명의 자원봉사자들까지


내 마음을 조금 더 비우고 이곳에 왔더라면
당신들이 내게 준 모든 것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마음에 담아올 수 있었을텐데.

그래도 내 몸 한가득 당신들로 채우고 돌아갑니다. 고맙습니다.
다시 만난 날을 기대하며.

에피야!

* 마지막 마을을 떠나는 순간을 담은 동영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