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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그 떨림과 여운

'곧 연락할게'란 말이 잔인한 이유.


 

마침내 전화로 결정했다.

 "여보세요, 내가 지금 전화받기 좀 곤란하거든 금방 연락할게"

 그녀가 그렇게 말한 이상.

내가 '어'라고 겨우 한마디 밖에 못한 이상.

 

이제부터 핸드폰은 '전화나 문자를 도구받는 편리한 도구'가 아닌

잔인한 '고문 도구'로 변한다.

 

'사랑에선 덜 사랑하는 쪽이 주도권을 잡는다'고 한다.

 

물론 사랑에 절대적인 해석이나 정의란 없다.

 

하지만 적어도 '동감' 할 수 있다. 믿고 싶진 않지만.

이 말은 전화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전화는 구애받는 쪽이 주도권을 잡는다.'

 

  그녀가 분명히 '금방 연락할게'라고 말했기 때문에. 나는 이제부터 핸드폰의 노예가 되어 무작정 그녀의 전화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적극적인 구애 행동'으로써 전화를 하던 입장에서 구애를 받는 쪽인 그녀는 '금방 연락할게'라는 말 한 마디에 날 손아귀에 넣었다.  

 

  핸드폰의 디자인, 색, 액정 등은 언제 전화벨이 울리지에 대한 실마리를 전혀 제공해주지 않는다. 나는 어쩔 수 없이 항상 전화를 받기 위한 5분 대기조가 돼야 하며, 심지어 샤워하면서까지 핸드폰을 들고 가는 불상사가 생긴다.

 
  영화 바닐라 스카이에서 여자의 언제 볼 수 있냐는 말에 남자는 '곧(Soon!)'이라고 대답한다.
그 한마디가 영화에서 비극의 시작을 알리는 단어가 된다. (영화..추천합니다..^^)

# 이 글은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글입니다. 다이어리계의 페이크다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