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문닫은 상점
길게 늘어진 카페트
갑자기 말을 거네
난 중동의 소녀
방안에 갇힌 14 살
하루 1 달러를 버는
난 푸른 빛 커피
향을 자세히 맡으니
익숙한 땀, 흙의 냄새
난 아프리카의 신
열매의 주인
땅의 주인
문득, 어제 산 외투
내 가슴팍에 기대
눈물 흘리며 하소연하네
내 말 좀 들어달라고
난 사람이었네
공장 속에서 이 옷이 되어 팔려왔지만
자본이란 이름의
세계라는 이름의
정의라는 이름의
개발이란 이름의
세련된 너의 폭력
세련된 너의 착취
세련된 너의 전쟁
세련된 너의 파괴
난 사람이었네
공장 속에서 이 옷이 되어 팔려왔지만
난 사람이었네
어느 날 문득 이 옷이 되어 팔려왔지만
붉게 화려한 루비
벌거벗은 청년이 되어
돌처럼 굳은 손을 내밀며
내 빈 가슴 좀 보라고
난 심장이었네
탄광 속에서 반지가 되어 팔려왔지만
난 심장이었네
어느 날 문득 반지가 되어 팔려왔지만
난 사람이었네
사람이었네...
- 코트디부아르공화국에서 노예 노동을 했던 빈센트
Question. 물건의 값을 측정하는 데 고려해야 할 요소가 아닌 것은?
(1) 투자 자본과 이자
(2) 원료 및 재료의 가격
(3) 생산장소의 지대
(4) 노동의 대가
초콜릿의 원료를 만드는 카카오 농장에서 일하는 아이들의 평균 노동시간은 하루 10시간. 코트디부아르공화국에서는 수천 명의 아이들이 25유로(약 41,000원)에 이 농장으로 팔려온다.
대개 고작 몇 푼의 돈을 갚지 못한 부모 때문에, 부모가 아무리 일을 해도 그 몇 푼의 돈을 갚을 수가 없기 때문에, 죄 없는 아이들만 한낱 물건처럼 팔려가고 있다.
값싼 임금 = 높은 이윤
잔인한 경제논리 아래 현대판 노예가 된 아이들의 손으로 재배된 카카오는 도시의 화려한 진열장을 채우는 달콤한 초콜릿으로 둔갑한다.
(정답은 4번)
- Heal the world 中 발췌
입에 넣으면 달콤한 초콜릿.
그런데 내 혀에 닿기까지의 과정을 생각해보니
한약만큼 쓰디쓴 초콜릿.
2009년 4월 17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