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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워킹 스토리

호주 생활기 - 처음과 끝


처음과 끝이란 말은 그 자체만으로도 특별하지만,

다른 단어와 결합하면 그 단어 이상의 의미를 만들어 낸다.

 

첫차와 막차는 언제나 특별한 사람과 사연을 싣고 달리는 것처럼

나의 삶에도 '처음' 과 '끝'이란 동기부여는 내 삶의 원동력이자, 

삶을 좀 더 다채롭게 만들어 주었다.

 

애넷이 물었다.

"내일모레면 가네, 호주 오기 전보다 영어가 많이 는 것 같아?"

물어보나 마나, 난 그것보다 새로운 경험과 많은 사람들을 얻게 돼 좋다고 했다. 그리고 문득 처음 호주에 오기로 결심한 때에 적어놓은 글이 떠올랐다. 유치하지만 내가 호주에 가는 이유였다.

이 글은 처음과 끝이란 말로 시작됐다.

'내가 호주에 가는 이유는 지금이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이기 때문이다.' (설령 사실이 아닐지라도 동기부여에 처음과 끝이란 말만큼 적합한 단어는 없었다.)바로 이 생각이 내가 처음 계획한 길을 벗어나지 않게 해줬다.

 

그동안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것을 얻었다.

호주 사람들 사이에 섞여 있어도 전혀 어색함을 느끼지 않게 되었을 때에는 국적 하나를 더 얻은 기분이 들기도 했다.

 

내일이면 나는 이곳에 없다. (꼭 다시 올 거다.)

언젠간 떠날 줄 알고 있었지만, 그게 내일이 될 줄은 몰랐다.

하지만, 난 떠나기 전 나 자신에게 했던 약속을 지키고 돌아간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오직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당연하다.

 

영어도 경험도 결국은 사람이 말하고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누군가 영어 공부를 하러 떠난다면(무엇이든 간에) 무엇보다도 사람을 잘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해주고 싶다. -전엔 몰랐던 사실

 

이제 나 자신에게 하는 새로운 약속을 만들어야 할 때다.

그리고 이 글도 처음과 끝이란 말로 시작될 것 같다.

어떤 기준을 놓고 보느냐에 따라 처음이 끝이 될 수도 있고,

끝이 처음이 될 수도 있지만 혹은 애초부터 처음과 끝은 없고 중간만 있을지도 모르지만 분명히 내가 만든 '처음과 끝' 기준은 나에게 큰 힘이 된다. 그리고 이젠 이 기준을 하루 단위로 좁힐 거다. 그럼 내게 하루하루는 처음이자 마지막이기에 더욱 소중해진다.

 

언제나 처음처럼 새롭게.

언제나 마지막처럼 소중하게.

 

나는 그렇게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