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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끼는 것의 스릴

느리게 배우기, 느리게 생각하기, 단, 꾸준히 나아가기.

어렸을땐 한번 봤던 만화는 절대 다시 보지 않았고,(이정도는뭐..)

초등학교 때는 한번 본 교과서는 다시 보기 싫어서 복습이란건 하지 않았다.(그래서 성적이 그모냥이었나.)

고등학교 때는 영화를 참 많이 봤는데,

한번 본 영화는 5분도 다시 보기 싫었다.

결국, 그때 본 영화 중 기억나는 영화가 별로 없다.(부질없지.)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참 후회되는 일이다.

 

무언가를 온전하게 내 머릿속에, 더 깊게는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한 번의 경험으로는 절대 부족하다는 것을 말이다. 

 

하물며 인생에서 직접 얻는 교훈도 여러번 부딪히며 깨닫는데,

남의 생각이 들어가있는, 만화. 영화, 책 등등등은...어떠할까.?

 

이터널 선샤인이라는 영화를 여러번 보면서

처음에는 그냥 재밌는 영화구나라고 생각하고.

두번째는 세세한 장면하나까지 눈에 들어오고,

세번째는 배우들의 표정하나, 말투한마디가 가슴을 조이는듯하고,

네번째는 결국 그 영화가 나에게 흡수되는 것 처럼, 그느낌,감동

             그렇게 내 마음속 아니, 머릿속 깊숙히 기억되었다.

 

인터넷도 초고속, 비행기도 초음속, 기차도, 자동차도, 사람도

모두 빠른게 강조되고, 빠른게 환영받는 시대이기는 하지만,

빠르다고 다 좋은 것만은 아닌 것 같다.

빠른 차를 타고, 기차를 타면 목적지에는 빨리 도착하겠지만

그만큼 느긋하게 바깥풍경을 볼 시간이 줄어드는 것 처럼.

 

그러므로.

이제부터 난 배움에 있어서는 조금은 느리게 배우고 싶다.

 

천천히, 하나하나 곱씹어가면서 온전히 내것이 되어야만

그리고나서야 놓아주겠다. 그리고 필요할땐 언제든 바로 볼 수 있게

손닿는 거리에 두겠다.

 

이제는 봤던 책을 또 다시 보는 것이 지루하지 않고,

여러번 본 영화를 다시 본다고 해서 눈을 돌리지 않는다.

분명히 그 안에는 내가 이전에 미쳐 보지 못했던

반짝반짝 빛나는 보석들이 숨겨져 있을거란 확신을 가지며.